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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아 나 군대 가. 그 말이 무슨 주문이라도 된 양 현진은 입을 떡 벌리고 굳었다. 꼭 귀신이라도 본 사람 같다. 현진의 모든 움직임이 드라마틱 했다. 길거리 한복판에 멈춰 서고는 쥐고 있던 텀블러를 놓치기까지. 들어 있던 커피를 전부 쏟아내고 깡깡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르는 걸 집어 든 건 승민이다. 승민의 흰 컨버스가 커피색으로 물들었다. 하아......
승민을 만난 건 인생 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어린 시절 저의 전부였던 수영도, 그런 수영을 져버리고 새로운 꿈을 위해 대학을 진학한 것도 승민을 만난 일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물론 이 얘기를 했다간 승민이 또 부담스러워 하겠지만... 현진에게 승민은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 그 이상이었다. 수영 말고, 옷을 그리는 일 말고. 황현진을...
핑의 리퀘박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는 계속됐다. 장기전이 될 거라는 승민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그런 식으로 시작된 연애가 1년을 넘길 거라고는 현진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현진과 만난 지 449일. 입대를 앞둔 승민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도서관에서의 소란이 있은 후 현진은 틈만 나면 손을 잡아왔다. 승민으로부터 손잡기 정도는 괜찮다는 허락이라도 떨어진...
승황
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 인류가 수많은 전쟁을 겪어 왔다지만 핵전쟁은 지금까지의 전쟁과는 확실히 달랐다. 처음으로 원자폭탄이 투입된 태평양 전쟁 이후 핵무기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었고, 무분별한 제작과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수많은 조약들이 체결되었으나... 단 한 번의 전쟁으로 모든 노력들이...
승황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