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냑 열 네병, 와인 여섯 병, 병어 60마리, 우럭 40마리, 무 10개, 고기 10kg, 꼬냑 글래스 네 잔(중 세 잔을 내가 깨먹음), a4 200페이지쯤 되는 회의록, 한 개의 추가 냉장고, 반 년의 수명, 한 달의 준비기간, 근무자들의 피땀, 수많은 호의들 덕분에 무사히 3일간의 행사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가 현대적으로 쉬워진 한국어를 쓰고 있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다. 한자 병기와 고사성어 인용, 언어 유희와 도치법을 더 쓰도록 하자. 유럽 학자놈들이 영어로 쓴 글을 읽을 때 당했던, 그 모든 성경과 불어와 독어 인용의 고통을 저들에게 돌려주도록 하자.
A : 고딩때 체스가 유행했는데, 우연히 어떤 미친 인간이 쓴 열몇 편에 달하는 장문의 체스 칼럼을 본 적이 있어. 그거 보고 공부를 했더니 학교 체스왕이 되었지. 무쌍이었어
B : 혹시 칼럼 쓴 사람 아이디가 XX인가요?
A : 잠깐만요...찾아볼께요. 어 그러네요
B : 그거 저임
A : 헐 반갑습니다
사십년쯤 살면서 선풍기의 메커니즘을 몰랐는데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바람이 불어 시원한 게 아니라 체온으로 데워진 몸 주변의 공기를 흩어주고 그 자리를 덜 데워진 공기로 채워줘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고. 녀석, 말도 안되는 노력을 하는구나 대견스러워서 아직도 선풍기를 애용중이다.
'요즘은 현미+귀리+렌틸+병아리콩+다시마+양배추를 밥솥에 넣고 찐 것에 계란 혹은 참치캔을 곁들이는 걸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어'라고 친구에게 말하니 친구는 '그것을 식사라고 부르는 것은 식사에게 무례한 일이니 당장 식사에게 사과하고, 먹이나 급여 등의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라'고 말했다.
@ 실제로 부모님 모시고 가보니 한국 중산층이상 중년여성 거기 다 모여 있었습니다 꾸.노가 얼마나 빡센지 거기 하루 있으면 한국중년여성들 사이 유행 전부 파악 가능했어요+자식들도 데려와서 그들도 소비 엄청 함 (그만큼 소비력 되는 계층들만 옴)
새로운 형태의 왕이 여는 무도회 같은거네요
경찰이 들이닥쳤다. 옆집 인터폰을 눌렀는데 반응이 없어 우리집 베란다를 타고 옆집으로 들어갔다. 옆집의 할아버지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매일 오던 닭꼬치집에 안 와서 할아버지가 죽은거라 생각한 사장이 경찰에 연락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40년이나 다녀서 질렸다고'라고 경찰에게 화를 냈다.
「난 짜장면이 좋아, 라는 한마디를 하면 '이새끼 내가 전에 제육덮밥 먹는거 봤는데'와 '그러면 신라면은 무시하시는 건가요'라는 이야기를 동시에 들어야 하는 세상에서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쪽이 이득일 거지만 그럼에도 나는 짜장면이 좋은걸」 이라는 기분으로 트위터를 하고 있다.
이전 한국 여행에서 날 가장 놀라게했던 곳은 다름아닌 전라도 구례였음. 엄청 아름답고 …. 엄청 개쌘곳이였음. 막 드세다 이런게 아니고 뭔가 기운이 느껴졌음. 다들 선하게 웃고 있는데 기가 쫙쫙 빨린다고 할까? 주민들말로는 지리산에 마구 할멈이 있는데 그 할멈이 받아줘야 살 수 있다고 함.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딸’은 대규모 좀비사태 종식 이후 좀비가 된 딸을 숨겨 키우는 아버지의 휴머니즘/부조리극/개그만화인데, 연재 막바지 즈음 현실에 코로나가 등장하며 메타적으로도 부조리를 완성한다. 주인공(아빠)에 대한 동정적 댓글은 싹 사라지고, 주인공에 대한 욕설이 댓글을 지배함
한국인 뭔가 떡대도 적당하고 살도 잘 붙고 그럭저럭 건강하고 냄새도 안 나고 아무거나 잘 먹고 극단적인 기후나 환경도 잘 견디고 닭장식 사육도 문제없고 털 적어서 손질도 쉽고 약간 외계 축산업계가 특정한 필요에 의해 수차례의 품종개량을 해 만들어낸 개량종일지도 모름. The chosen.
나이를 먹으며 느끼는 것 : 완벽주의는 끝모를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는 자원과 상황을 최대로 활용해 결과를 만드는 것이며, 원칙주의는 큰 소리로 원칙을 반복적으로 선언하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실천적으로 적응하는 가운데 대원칙만은 잃지 않는 걸 뜻한다.
자주 쓰는 부위부터 망가지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과 기계의 노화일 건데, 그럼에도 내가 당신이 좋아하는 기능부터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는 건 기분이 꽤 언짢은 일이 된다.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셨어요? 아 그러면 일단 소화기부터 박살낼게요. 뛰는 걸 좋아하신다고? 그렇다면 관절부터.
생애가 의문스러운 군략가였을뿐 아니라, 시 '여수장우중문시'를 보면 문무쌍전의 걸물이었다. 오래 수수께끼의 인물로 여겨졌으나, 현대 사학계가 그의 정체를 밝혀낸 지는 좀 되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이는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 등장하는 '살수대첩 수공론'의 비판에서 시작한다.
존재하지 않는/겪어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노스탤지아를 뜻하는 단어로 '아네모이아anemoia' 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그리스풍 단어는 미국 시인 존 쾨닉이 2012년에 쓴, '평소에 느끼지만 표현할 단어가 없는 감정들'을 새로운 단어로 표현해보려는 책 '모호한 슬픔들의 사전'에서 제시된 단어다.
목과 어깨의 통증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해결하는건 건강한 20대만 가능하다. 운동부족 비만 30대에게는 등근육운동 말고 답이 없다. 중요하니 두 번 쓴다. 목과 어깨의 통증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해결하는건 건강한 20대만 가능하다. 운동부족 비만 30대 이상에게는 등근육운동 말고 답이 없다.
여기 정말 맛있고 종종 가는 집인데, 가게 된 계기가 좀 웃긴. 한때 ‘나사콩국수’라고 NASA 기계로 콩국수를 만드는 가게가 인터넷 유머 사이트들을 강타했는데, 바로 이 가게였다. 그런데 덧글에 다들 ‘근데 여기 진짜 나사기계 쓰고 엄청맛있음’이라고 써서 궁금해서 가봄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
@ 고등학생때 처음으로 차 사러 간다니까 여자친구가 딜러 만날 때는 정장입고 꽃 사들고 가는게 예절이라고 해서 정장에 꽃 한다발 사들고 갔음. 갔다와서 너 때문에 원숭이 됐다고 지랄발광을 했는데 아저씨가 이것 저것 좋은 거 다 넣어줬음. 역시 남자는 꽃을 들어야 남자임.
파인애플이고 바나나고 바닐라고 ‘아린’ 맛으로 먹는 사람들이 알러지였단 걸 깨닫는 이야기를 보고 살짝 비웃어왔는데 오늘 손님들과 ‘근데 홍시 아리지 않냐 떫은건 참겠는데.. 곶감은 그런거 없는데’ 라고 이야기했다가 감알러지 판정 받음. 곶감은 단백질 구조가 달라 문제 없던거란 추가타와..
바텐더라는 직업의 몇 안되는 장점은 다양한 삶의 현장에 계시는 분들의 구체적인 경험과 거기서 나오는 현명한 통찰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은행 지점의 현금보유량은 보통 8억밖에 되지 않으니 큰 돈을 벌고 싶다면 은행 강도보다는 중견기업 횡령이 낫다는 이야기라거나.
목과 어깨의 통증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해결하는건 건강한 20대만 가능하다. 운동부족 비만 30대에게는 등근육운동 말고 답이 없다. 중요하니 두 번 쓴다. 목과 어깨의 통증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해결하는건 건강한 20대만 가능하다. 운동부족 비만 30대 이상에게는 등근육운동 말고 답이 없다.
카페 알파는 포스트아포칼립스물 중 제일 좋아하는 작품인데, 핵폭탄이 떨어지지도, 외계인이 침략하지도, 운석이 돌진하지도 않은 채로 지구가 조용히 자연사하는 시대의 어떤 조용한 일상들을 다룬다. 수박을 먹고, 해수면이 또 차올라 가던 길을 가지 못하고, 있던 가게가 사라지고, 마치 지금처럼.
지금까지 본 제일 평화로운 만화는 카페 알파인데, 어떤 절망적 관조의 정서가 주는 평화로움이기에 꽤나 기괴한 느낌. 천수를 다 누린 노인처럼 서서히 자연사를 준비하는 지구, 인류의 종말을 그저 관조하는 안드로이드. 어떤 극적인 서사도 없이 그저 종말을 향해 흘러가는, 죽어가는 평안한 일상.
간헐적으로 약수역 인근의 병원에 가곤 하는데, 어느날 병원 근처의 개쩌는 막국수를 먹고 인생의 소소한 낙이 되었다. 이 이야기를 약수에 사시는 먹부림 좋아하는 손님께 말하니 손님이 이렇게 답했다. '약수가 원래 강원/이북음식으로 이름이 높죠.' 그렇게 시작된 약수역 4대맛집(?) 순례 타래.
수건 주던 시절이 제일 좋았던 거 같음. 작고 가볍고, 지속적으로 사야되는 소모품이고, 은근히 비싸고 해서 실사용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사은품으로 주는 입장에서도 '대중노출력'은 없지만 받은 개인 입장에서 '일상노출력'은 강하니까(매일 쓰니까) 광고효과는 꽤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 트윗을 포함 비계들에서 신촌 음식 성토대회가 잠시 열렸는데, 내가 신촌에서 알바하던 한 20년전부터 신촌 업자들 사이에도 돌던 이야기들이 있다. 뭐 요약하면, '월세는 높고 어린 친구들이 많고 흐름에는 민감해서, 단가를 최대한 낮춘, 그럴싸해보이는, 무난한 대세 음식을 팔 수밖에 없다'
@:윤석열한테는 만점자 없는 엔딩이 차라리 나았을텐데 하필 유일한 만점자가 시대인재에서 나와버려서 체면 있는대로 구김. 만점자가 여럿이면 관심이 분산되는데 딱 한 명이라...윤석열 덕분에 4,5년 전에 이미 끝난 시대인재의 수험판 장악을 전국민이 알았고 사교육 잡겠다면서 교육을 잡아버렸음
용이 산다 / 어서오세요 305호에 / 경운기를 탄 왕자님 이 세 작품은 뭐랄까 '<선한 작품>이 가질 수 있는 재미의 한계같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 않거나 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멀리 있어' 라고 주장하는 느낌이라 굉장히 좋아함(대체로 나는 악한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고고학을 공부하다 학비를 벌기 위해 입대, 이역만리 타국에서 군생활을 하며, 거기서 만난 연인과 시골 강변에서 데이트를 하다, 커피를 마시려 주전자 받침용으로 쓸 돌을 주웠는데 마침 그 돌이 심상치 않아 학회에 보내보니, 30만년 전의 문명을 증명하며 기존의 이론을 깨부수는 돌이었다는 건.
대학원때 어처구니없이 똑똑하고 성실한 친구와 부모가 교수인 성실한 친구와 집에 돈이 정말 많은데 성실한 친구들을 보면서 아 뭐 쟤들이 교수 되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걔들이 죄다 30대에 정규 교수 임용됨. 기재가 뛰어난 친구들의 결과는 랜덤이지만 성실성과 부모의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음.
친구와 '일단 은평구 구석에 1억따리 썩다리 빌라를 사서 40년을 묵히면 홍대무한팽창론에 의거, 은평구도 홍대앞이 되어있을 것이기에 우리도 당당한 홍대건물주' 라는 농담을 했다. 물론 그 날이 온다 해도 신촌은 신촌인채 홍대앞이 아닐 것이기에 내가 홍대에서 장사를 하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살면서 꽤많은 급진파 친구들이 여러 방식으로 여전히 급진적으로 살거나 어느 시점에서 훅 돌아선 걸 본 기억인데, 훅 돌아선 상황들을 산낙지를잘먹는아이/도련님/데카당스/실망한중대장/결벽주의자/오메기알파/급진파아님/산자에게죽음을 등으로 유형화해보았다. 뭐, 반쯤은 농담으로. 타래로.
'펫샵 오브 호러즈'는 굉장한 만화고 모든 에피소드가 굉장한데,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카구야 공주와 달토끼 에피소드. 인간이 '달'에 이를 수 있게 됨과 그럼으로 낭만이 사라지게 된 과정을 '용감한 미국인들이 달 표면에 도착한 순간 그들은 모두 죽어버렸다'라고 직설적으로 은유함.
30대 후반 되면 병이 더이상 순간디버프가 아닌 영구디버프가 되는 느낌. 「감기에 걸리셨군요? 일주일 쉬면 회복될 거에요」 -> 「감기에 걸리셨군요? 모든 능력치가 영구히 2% 저하됩니다」 「발목이 쑤신다고요? 무리하지 마세요」 -> 「발목이 쑤신다고요? 이제 더는 전처럼 걸을 수 없습니다」
국가 운영 단위에서 아동복지의 핵심이 '쯧쯔 불쌍한 애새기들'보다는 미래의 노동력/현재 노동에 복무하는 청중장년의 부양 문제인 것처럼, 국가 운영 단위에서 노인복지의 핵심도 본질적으로는 '쯧쯔 불쌍한 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부양해야 하는 청중장년의 문제일 것이다.